그렇게 나는 워킹홀리데이 비자에서 유학 비자로 바꾸게 되었다. 비자를 변경하는 절차는 오히려 워킹홀리데이 때 보다 금방 끝났다. 제일 큰 변화는 나를 보증해 주는 소속기관이 생겼다는 점이다. 워킹홀리데이로 왔을 때는 내가 나 자신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증명하도록 요구된다. 생활에 필요한 핸드폰 개통, 은행 계좌 개설이라던가, 집을 계약하는 데도 있어서 나는 이방인이기에 언제나 이방인이 아닌 보증인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이방인의 생활이 그리 나쁘지 만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채 3개월도 가지 못한다. 그렇게나 자유를 갈망하던 나는 생각 이상으로 끊임없이 소속감을 갈구하는 인간이었고, 조금이라도 비어있는 시간들을 견디지 못해 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바쁘게 지냈다. 그러나 어김없이 깊은 밤이면 슬..